고블린일상

나는 조용한ADHD/ ADD환자였다. (성인 ADHD / ADD)

블린데디 2020. 12. 9. 22:00

 

근 한 달이라는 기간 동안 블로그에 글을 기재하지 못했었다.

 

많은 일들이 있었다.

 

나의 유년기를 함께한 할머니께서 코로나 후유증으로 돌아가신 것과 내가 ADHD 진단을 받았고 나의 아들 역시 나와 비슷한 증상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너무나도 큰일들이 함께 일어나서 그런지 아무것도 집중할 기력도 의욕도 없었다. 

 

하지만 내가 겪는 이 일이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되리라 확신하여 이 글을 작성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집중력이 부족한 증상이 지속된다면 꼭 "정신과의 상담을 받자"이다. 

 

 

 

서론: ADHD를 알게된 계기

내가 ADHD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은 지금보다 훨씬 오래전이다. 어릴 적부터 산만한 아이로 낙인이 찍혔고 초등학교 2학년 때에는 반에서 성적이 바닥을 치는 아이들을 따로 모아서 치르는 지능 테스트까지 받을 정도로(이때에는 잘 넘어갔다)

학습능력에 문제가 많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불행 중 다행(?)이 어머니께서 학습지교사를 하셨기에 무시무시한 주입식 교육으로 나는 언제나 간당간당한 성적을 유지할 수 있었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이렇게 어물쩍 진단을 받지 않고 넘어간 것이 지금의 스노우볼이 되어서 지금에 나에게 돌아온 것이 아닌가 싶다. 

 

아무튼, 이런식으로 간당간당 넘어가던 성적은 대학생이 되어서 나에게 큰 장애가 되어 대학교 중퇴라는 결과를 낳고 후에 나는 공부에 공자만 들어도 고개를 돌리는 사람이 되었다. 

 

하지만 제법 일머리는 있어서(ADHD는 순간 순발력이 좋은것 같다) 사회생활에 지장이 없을 정도로 일하면서 지냈다. 물론 복잡한 서류업무라던지, 자잘한 업무들은 동료들에게 부탁하던지 그때그때 조금 더 어려운 일을 도맡아 하는 것으로 잘 넘겼던 것 같다. 다행히 ADHD였지만 주변에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기에 ADHD의 문제를 직면하지 않고 잘 넘어왔던 것 같다. 

 

이 문제를 심각하게 느끼게 된 계기는 블로그에 글을 쓰면서 ADHD에 관한 자료를 접하게 되면서 어렴풋이 귓등으로 듣던 이 ADHD가 내가 지금까지 근20년 넘게 살아오면서 겪었던 일들에 집합체였다는 사실이었다.  그리고 이제 막 돌을 지난 아들이 하는 행동들이 아스퍼거 증후군을 가진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증상들은 2살이 지날 때부터 명확해진다고 하지만 불안한 것은 불안했다.) 예를 들어, 너무 자주 머리를 벽에 부딪친다던가, 어쩌다가 하나에 집중하게 되면 아무리 졸려도 그것만 탐구한다던가, 수면 불균형부터, 과잉된 행동들까지 물론 아직 돌이 지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지금은 대부분의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증상이지만 

 

이 아이가 나와 같은 과거를 갖게된다는 불안감에 잠마저 없어졌다. 

 

 

본론: ADHD를 직면하기

나는 내가 ADHD라는 사실을 알게되고 바로 실천한 일은 바로 정신병원에 간 것이다. 

 

이런 일이 가능한 것도 지금의 아내가 옆에서 도와주지 않았다면 힘들었을 것이다. 

 

아내가 병원을 알아봐주고 예약까지 하면서 옆에서 꼼꼼히 챙겨주면서 도와주지 못했다면 나는 예전처럼 이 문제를 어떻게든 넘겼지 않았을까 생각하면 지금도 아찔하다.

 

나는 현재 외국에서 거주하고 있어서 한국의 진료과정이 어떤지 알 수 없지만,

 

내가 경험한 것만 간단히 말하자면 

 

1. 예약을 하고 

 

2. 병원에 가면 진단을 받는다. 

 

    2.1 처음에가게되면 간단한 면담을 하는데 이때에 나는 내가 이제까지 겪고 있는 증상들을 말했다. 

   

    2.2 설문지를 작성한다. 

 

3. 정신과 의사 선생님과 면담을 한다. 

 

4. 약을 처방 받는다. 

 

5, 나에게 맞는 약을 처방받을 때까지 3-4번을 반복한다. 

 

ADHD는 완치가 없는 약이라 나에게 맞는 약을 찾는 정말 중요하다. 

본인은 현재 한달간 3종류의 약을 처방받았었다. 아토목세틴의 스토라테라, 구안 화신(Guanfacine) (인츄니부),인츄니부 그리고 콘서타 총 3 종류였다. 지금 처방받아서 복용 중인 약은 콘서타이다. 

 

처음 처방받은 약인 아토목세틴의 스트라테라를 적어보자면 다음과 같다.

아토목세틴 효과

아토목세틴은 내가 처음으로 처방받은 약으로 대표적으로 약물 남용 가능성이 있는 환자에게 처방한다고 하는데 (내가 위험해 보였나...?) 콘세타보다 효과는 적지만 의존증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아이들이 대부분 아토목세틴을 처방받는다.

  • 집중력 증가 

  • 불안함 감소

  • 멍해지지만 다른 의미로는 집중력이 모아지는 느낌

  • 약을 먹고 낮잠을 자면 수면의 질이 대폭 상승한다.(ADHD의 고질적인 문제인 수면 문제는 이약을 먹고 정말 좋아진다. 대신 처방과는 다르게 자기 전에 먹어야...)

  •  스크린 중독과 불안함에서 나오는 손톱 뜯기, 다리떨기가 눈에 띄게 좋아졌다.

이 정도가 아토목세틴의 효과이지만 이 약은 개인적으로 눈에 띄는 효과는 없다. 하지만 주변 사람들은 다른 사람이 된 것 같다는 말까지 들을 정도로 효과가 있어 보인다. 

 

아토목세틴 부작용 

개인적으로 겪은 아토목세틴(스트라테라)의 증상들을 나열하자면 

  • 소화불량(이건 진짜 너무 심하다 약 섭취 전후에 빵 종류의 음식을 먹으면 체하고 구토했다.)

  • 헛구역질 

  • 갈증

  • 두통(정도가 불규칙하다 하지만 약이 끝날 때까지는 계속 두통이 있다.)

  • 빈혈기(앉았다 일어나면 시야가 어둡고 정신을 잃을 것 같다.)

  • 코가 차가워져서 공기가 시원해짐 (이건 지극히 개인적인 증상 같다.)

  • 미각이 옅어짐(평소 요리를 자주 했는데 이약을 먹고 음식이 엄청 짜졌다.)

  • 약효과는 대략 6시간인데 그 기간이 끝이 나면 ADHD 증상이 더 심해졌다. 

개인적으로 이 약은 다시 복용하고 싶지 않다. 3주간 복용을 했지만 들쑥날쑥한 두통과, 소화불량은 아직도 적응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자기전에 복용한다면 4시간을 자도 8시간을 잔것 같은 효과에 너무 좋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구안 화신(Guanfacine) (인츄니부)

이 약은 내가 복용 중에 포기한 약이다. 전반적인 효과는 차분해지는 효과가 있지만 미비하다.

하지만 부작용이 정말 적다, 그 부작용이 문제인데 그것은 하루 내 내 졸리다는 것이다. 

 

약의 복용법이 참 아이러니한데 그것은 바로 자기 전에 복용하는 것이다...

 

자기전에 복용하지만 부작용이 졸린.... 

아이러니한 약이겠거니 하고 처방받았는데 3일 복용 후 도저히 계속할 수 없었다. 

 

약을 먹고 하루 종일 졸려서 도저히 일상생활을 할 수 없었다. 

 

그렇게 지금은 콘서타를 복용한다. 

 

콘서타 효능

  • 전반적으로 집중이 잘된다.

  • 일어나자마자 약을 먹으면 잠이 싹 사라진다. (이점이 이약에 가장 좋은 장점 같다. )

  • 오래간다. (12시간)

  • 집중이 잘 되지만 아토목세틴보다는 효과가 적은 느낌이다. 

 

콘서타 부작용

  • 갈증이 난다.

  • 헛구역질이 난다. 

 

전반적으로 콘서타가 나와가장 잘 맞는 듯한 느낌이 든다. 

이 약의 효능들을 적은 이유는 혹시 이런 약을 처방받게 될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까 싶어서이다.

 

 

 

 

 

 

 

결론: 내가 이 글을 적는 이유

내가 이 병의 치료를 결심한 이유는 나의 가족이 나와 같은 고통을 받게 될 것이 두려워서이다.

나의 아들이 만약 나와 같은 문제들을 직면하게 된다면 나의 부모처럼 주입식 교육의 굴레에 집어넣고 

결국에는 나의 잘못으로 돌려버리는 그런 무책임한 부모가 되고 싶지 않아서이다.

  

그리고 나의 병으로 신경 써야 할 일이 많은 아내를 위해서 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중에 가장 본질적인 이유는 나 자신을 위해서이다.

지금에도 씁쓸하게 생각하는 것은 왜 이렇게 지금까지 문제들을 직면하지 않고 피하기만 했나 싶다. 

 

대학생 때에 나의 문제를 고치지 않고 끙끙 앓다가 남들이 다 좋게 추억하는 대학생활이 나에게는 흑역사이자 기억하고 싶지 않은 나날이었다. 심각한 자기혐오에 빠졌으며 우울증까지 겹쳐서 중퇴를 하기 전까지 나는 살아도 살아있는 것이 아니었다.

 

이런 병을 방치하게 된다면 언제고 다시금 끔찍한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그런 경험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이런 경험을 하게 될지도 모르는 다른 ADHD들도 꼭 이 글을 읽게 된다면 꼭 꼭 상담을 받고 병원에 가기를 바란다. 

 

요즘은 세상이 좋아져서 온라인으로도 상담을 할 수 있으니 되도록 많은 정보를 확보하기를 바라는 바이다. 나의 블로그글에 자가진단도 있으니 궁금한사람은 여기

 

마지막으로 알려주고 싶은 것은 ADHD는 보험도 적용되니 꼭 어떤 보험이 적용되는지 온라인으로 확인 해보고 보험을 가지고 있다면 상담원과 보험상담도 받고 혜택을 꼼꼼히 챙기고 지혜롭게 진단을 받고 행복한 삶을 살기를 바란다.